미국·유럽 항만 노동자 파업의 원인과 시사점

프랑스, 독일의 항만 노동자가 파업 중입니다. 미국의 항만 노동자도 곧 파업에 들어갈지 모른다는 소식입니다. 세계 항만 노동자는 왜 파업 중일까요? 원인과 시사점까지 알아봅니다.
미국·유럽 항만 노동자 파업의 원인과 시사점
파리올림픽 개최 이전 파리는 몸살을 심하게 앓았습니다. 자신을 ‘파리지앵’이라고 지칭하며 올림픽 반대 영상을 SNS에 올린 사람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올림픽 개막 전날 ‘올림픽 반대’ 시위가 있기도 했습니다.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항상 문제제기됐으나, 유독 2024년 파리에서 올림픽 비용을 이유로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죠.
운임상승기 시리즈에서 갑자기 올림픽 이야기라니. 오늘의 화두를 파리 올림픽으로 연 이유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항만 노동자 파업과, 바로 이 ‘올림픽 반대 시위’의 결이 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항만 노동자의 파업

Drewry World Container Index, (출처: Drewry)
Drewry World Container Index, (출처: Drewry)
유럽 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이 컨테이너 해상운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7월 25일 Drewry World Container Index에 따르면,아시아-로테르담 40피트 컨테이너의 현물 가격은 8,260달러를 기록했는데요. Drewry에 따르면, 노동 분쟁 및 파업이 특히 유럽 지역의 컨테이너 운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 독일 항만 노동자의 파업

독일 항만 노동자는 독일 서비스 산업 노조인 Verdi 주도로 6월부터 경고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7월 9일부터 11일까지, 48시간 진행된 파업으로 브레머하펜과 함부르크 항구가 마비됐죠. 노동자 측은 저임금 계층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시간당 임금을 3유로(3.2달러 수준) 인상하고, 교대 근무 수당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주 요구안입니다. ZDS(고용주)측과의 협상은 진행 중이며, 노동자들은 협상의 진전이 없을 시 추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 프랑스 항만 노동자의 파업

프랑스 항만 노동자는 CGT 노조(프랑스 강경노조: 노동총동맹) 주도로 3월부터 차례 파업을 벌였습니다. 프랑스의 주요 항구인 르아브르(Le Havre)와 마르세유 포스(Marseille-Fos)를 비롯한 루앙, 보르도, 낭트/생나제르 항구에서 파업이 일어났죠. 프랑스 항만 노동자의 파업은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며 일어났는데요. 프랑스의 의회가 마크롱 대통령에 의해 해산되며 파업은 잠시 멈추었으나, 9월에 재개할 계획입니다.

🇺🇸 미국 항만 노동자의 파업

미국 항만 노동자의 파업은 9월 말 예고되어 있습니다. 지난 6월 10일, 미 동부 항만 노조 ILA가 사측(USMX)와의 협상을 중단했죠. 임금 인상과 복지 혜택 확대를 위한 협상에서의 갈등이 파업을 촉발했는데요. 미국의 아젠다는 ‘자동화’도 포함되고 있습니다. 항만 노동자들이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기존 노사의 6년 계약은 올해 9월 만료 예정이며, ILA 측은 현재 계약이 갱신되지 않을 경우 10월 1일 부로 파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협상에 진전이 없을 시,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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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은 물류 지연과 운임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 항만에서 발생한 파업은 하루에 약 5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고, 영국의 필릭스토우 항만에서 발생한 파업으로 평균 입항 대기 시간이 3일 이하에서 9일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물류 일정에 혼란을 야기하며, 공급망 관리에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는 파업. 세계 항만 노동자는 왜 파업 중일까요?

계속되는 경기 둔화, 멀어지는 은퇴 시점

ECB(유럽중앙은행)는 지난 6월 6일 4.25%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습니다. 2022년 7월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2년여만입니다. ECB의 결정에는 인플레이션의 완화로, 추가적인 긴축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7월 18일의 ECB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물가 압력과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유럽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실물 지표에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기업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측정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 PMI에 따르면 7월 프랑스의 PMI는 44.1, 독일은 42.6 수준. 미국 역시 50보다 낮은 49.5 수준입니다. 통상적으로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가 확장 국면이고 50 미만이면 위축 국면을 뜻합니다.
7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
PMI는 대표적인 경기선행지표입니다. 신규 주문, 생산, 고용, 재고, 공급업체 배송 시간 항목에 따른 질문에 대답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구매 관리자들이 체감 경제 상황을 이야기하는 셈이죠.
이는 항만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 조건에, 지속적으로 불만이 쌓였을 가능성이 존재함을 시사합니다. 금리 인상기 이후 지속된 인플레이션이 생활비를 증가시키고 실질 임금을 감소시켰죠. 또한 팬데믹 이후 지속적인 물류 대란으로 축적된 노동 시간, 작업 환경 역시 불만을 가중시킨 원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주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명확한 시그널이 없으니 임금을 올려줄 수 없고, 노사의 입장차가 발생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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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립 국면이 정부와 노조의 양태로 나타나는 곳이 바로 프랑스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현재 62세인 법정 정년을 64세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프랑스는 가장 먼저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국가 중 하나로, 노인 인구 비율이 20%에 달하죠. 항만 노동자를 비롯한 프랑스 시민들은 법정 정년을 높이면 건강과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대에 나섰습니다.
유럽의 연금제도는 1945년 2차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연금은 65세부터 수령 가능했는데, 평균 수명은 60대였죠. 하지만 현재 프랑스인의 평균 수명은 85세이고, 1981년 법정정년이 60세로 낮아졌습니다. 2020년 기준 노동인구 1.7명이 1명을 담당하는 셈인 겁니다. 마크롱 이전에도 몇 차례의 연금 개혁 시도가 있었으나 반대에 봉착했습니다.
현재 프랑스의 연금 개혁이 더욱 어려운 이유는 경기 둔화가 버무려졌기 때문입니다. 경기 침체는 프랑스 국민들의 경제적 피로도를 높여 연금 개혁에 대한 반발을 더욱 강하게 했죠. 이러한 상황에서 연금 수급 연령을 높이는 개혁안은 많은 사람들에게 경제적 불안과 국가에 대한 불만을 가져오게 된 거죠.
 

미국에서는 ‘자동화 반대’ 유럽에서는 ‘임금 인상’

항만 노동자는 대체 어려운 블루 칼라(Blue-collar) 노동자의 대표격입니다. 중장비를 조작해야 하며, 안전 관리 시스템에 익숙해져야 하고, 이러한 지식은 현장에서 습득 가능하기 때문이죠. 항만에서는 복잡성과 높은 기술이 요구됩니다. 대형 크레인, 컨테이너 취급 장비, 자동화 시스템 등 복잡한 기계와 기술이 집약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양한 물류 활동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환경에서 정확한 조정과 협력이 필요하죠. 이처럼 노동 환경이 까다롭고,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특징 역시 항만 노동자가 시장에서 논쟁의 대상으로 되게끔 만듭니다.
유럽에서의 파업과 미국의 파업은, 항만 노동자의 특수성을 공유하지만 다른 원인으로 촉발되었습니다. 2024년 6월, ILA(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는 앨라배마주의 모빌 항만에서 자동화된 '오토 게이트'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음을 발견하고 협상을 중단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트럭을 자동으로 처리하여 노동자 개입 없이 운영될 수 있는 기술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ILA는 주장했습니다. 자동화 시스템의 발달이 고숙련 노동 인력을 위협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ILA는 APM 터미널과 머스크 라인이 다른 항만에서도 유사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지적하며, 이와 유사한 자동화가 미국 항만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대규모로 감소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한, ILA는 협상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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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파업의 차이

미국과 유럽에서의 파업은 임금 인상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갖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파업은 노동권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있죠. 이는 국가의 역할과 기업의 책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서 기인합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하여 국가가 개인의 생로병사를 책임질 의무를 갖습니다. 사회보장제도와 강력한 노동자 보호법을 통해 구현되며, 기업이 이러한 원칙을 위배할 경우 국가가 적극적으로 제재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자유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여 자유주의와 공평한 경쟁을 중시합니다. 미국은 노동조합의 가입률이 낮고,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프랑스와 독일의 노동자에게는 노동의 값을 제대로 쳐주지 않는 것이 파업의 사유가 됩니다. 하지만 미국의 항만 노동자는 일자리를 위협받을 때 불공평하다는 목소리를 내게 되는 거죠.

항만 노동자 파업의 시사점

항만 노동자의 파업, 미국과 유럽의 파업 양상의 차이까지 알아본 이유는 그래서 파업이 얼마나 장기화될지, 운임에는 얼마나 지속적인 영향이 미치게 될지 파악하기 위해서였죠. 위의 글을 통해 다음과 같은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1️⃣ 경기 둔화의 피로도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파업은 계속될지도 모릅니다

경기 둔화로 인한 경제적 피로는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주 요인이죠. 프랑스와 독일의 항만 노동자들이 연금 개혁과 임금 인상 문제로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은 경제적 압박이 노동 쟁의를 촉발하는 중요한 원인임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경제적 불안은 노동자들이 파업을 지속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며,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높입니다.

2️⃣ 기업의 입장에서 미룰 수 없는 자동화 합의점 도출하기가 까다로울지도 모릅니다

사실 싱가포르 항만은 이미 자동화 터미널을 개발중에 있습니다.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를 위해 항만에서도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죠. 하지만 미국 항만에서의 파업 예고처럼, 자동화 시스템 도입은 항만 노동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죠. 노동자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입니다. 따라서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원활히 도출해야 할텐데요. 그 과정이 순탄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아 보입니다.

3️⃣ 가까운 미래, 일당백이 환영받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프랑스의 연금 개혁, 미국의 자동화 시스템 도입. 먼 얘기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70대 이상 노인 인구가 20대 인구를 추월했습니다.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노동인구가 감소하고 있죠. 2028년부터 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할 전망이며, 앞으로 10년간 2%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89만4천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고숙련 노동자는 자동화 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빠르게 대체되었습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이 그랬듯이요. 20세기 중반, GM, 포드 등 자동차 제조업체는 로봇과 자동차 기술을 대거 도입해 노동자를 대체했습니다.
그렇다면 물류 및 SCM 분야는 어떤 시대를 맞이하게 될까요? 발빠른 기업은 빠르게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고, 발빠른 구직자는 단순 작업보다 고도의 기술 및 창의성을 기르는 방향으로 업무 역량을 발전시킬 것입니다. 물류와 SCM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지털 전환으로 단순 노동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업무를 고도화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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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리스크를 관리하고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솔루션

쉽다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화물의 수출입을 주선하는 모든 작업을 포괄합니다. 빠른 화물운송 견적 산출 및 의뢰, 실시간 화물 추적, 정산 내역의 가시성을 제공하죠. 팀 간의 수출입운송 기록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팀 기능, 무역대금을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무역대금 송금 기능, PO(Purchase Order) 기준으로 수출입무역 관리가 가능한 PO기능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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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쉽다는 화주 중심으로 사고하는 포워딩 서비스로, 물류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중이고요. 대기업, 이커머스 등 1,700여곳의 고객사가 이미 선택했고, 디지털 전환에 온보딩을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도 잘 구축이 되어있죠.
앞으로도 쉽다는 파업, 악천후, 항만혼잡 등 SCM과 물류에서 치명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화주들이 빠르고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고도화해나갈 예정입니다. 쉽다의 현재와 미래가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소개서를 신청해보세요.

✅ 무역 실무자를 위한 디지털 포워딩 가이드 - 수입편 다운받기

 
자동화와 경기 둔화가 쏘아올린 파업이, 노동인구 문제를 건드렸습니다. 지금 당장은 파업으로 인한 물류 지연과 운임 인상을 걱정해야 하지만, 이른 시일로 디지털 전환을 검토해야 할 시기가 도래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의 우위를 점하는 방법은 솔루션을 빠르게 알아보고 실행에 옮겨보는 것입니다.
다음 주 쉽다의 <운임 상승기에서 살아남기> 시리즈는 대담으로 진행됩니다. 물류무역 전문가와의 인터뷰로 운임 관리 방법부터 디지털 포워딩에 대한 질의응답까지. SCM, 구매담당자, 물류무역 담당자를 위한 물류무역 소식을 가장 빠르게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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